NDC Replay

ESTi의 게임음악 이야기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ESTi> 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박진배. <유한회사 에스티메이트> 대표이사. 1997년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부터 지금까지 20년차의 경력. 넥슨의 대표적인 게임음악 OST <테일즈위버>의 최초 사운드 프로듀서부터 <라그나로크온라인><팡야><DJMAX><마비노기 듀얼> 등등 수많은 타이틀을 담당. <아이돌마스터> 같은 해외의 게임 타이틀까지 국제적으로 활동하며 현재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사운드 프로듀서로 글로벌 진출 준비중.
90년대 PC패키지 게임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부터 시작하여, 아케이드 리듬액션게임 <EZ2DJ>, 캐주얼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라그나로크 온라인><팡야>, 대작 MMORPG <아이온>, 휴대용 리듬액션게임<DJMAX>, 차세대 콘솔게임 <릿지레이서><아이돌마스터> 모바일 <마비노기 듀얼><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 그리고 <데스티니차일드>까지, 20여년간 한국게임업계의 역사 그대로와 함께하며 게임 음악만을 고집해온 박진배(ESTi) 작곡가를 만나볼 시간입니다. 게임 음악과 사운드에 관련되어 관심있는 청강자분 모두가 한번쯤 고민하거나 궁금했던 것들을 그 누구보다도 다양하게 남들보다 조금 일찍 겪었던 이야기들과 더불어, 음악을 사랑하면서 게임 업계에서 아티스트로서 살아갈 수 있는 도움말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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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STi의 게임 이야기를 발표를 맡게 된 유한회사 에스티메이트의 박진배입니다. 유한회사라고 되어있고요. 저의 회사 맞고요. 꽃집을 겸업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의 강연 대상은 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20대 초중반 분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좀 담아보았습니다. 바로 제가 ESTi라는 닉네임을 쓰고 게임 회사에 취직하고 처음 일을 했을 무렵에, 그시절의 바로 제 모습 비슷한 분들이 바로 이 자리에 계시지 않을까 싶어서 그 분들, 젊은 사람들이라고 뒤에 백그라운드라고 써놨는데요. 그분들께 뭔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남겨 두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선 이 다음에 제가, 발표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간단하게 소개할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발표자 소개. 그동안 성원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런 느낌으로 준비를 했는데요. 

저의 모습입니다만은 넥슨이다보니까 음유시인:진배팍이라는 닉네임으로 따로 많이 알려져있죠. 마비노기 듀얼이라는 게임에 제가 등장하는 바람에 카드로써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간단하게 저의 소개를 하자면 1980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음악이랑 별로 상관 없이 부모님이 보내라고 했는데 피아노학원에서 게을렀는지 음악에 재능이 없었는지 모르겠는데 쫓겨났어요. 방황하는 청소년, 혹은 유치원생이죠. 6살~7살이 이제 어머니 장사하시는 데 시간을 방해할 수 없을까봐 혼자 놀게 되는데 오락실에 처음 가서 게임 음악을 듣게 됐는데 그게 바로 제가 이 발표장, 여기 단상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락실 처음 갔죠.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1994년쯤에는 모두가 거쳐간다는 중2병에 걸리던 시절에 저도 당연히 겪었고요. 그 바로 다음 해인 1995년에 넥슨이 바로 지금 이 발표 NDC를 준비해주신 넥슨이 창업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98년에 제가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이라는 PC패키지 게임 배경음악으로 조금 이른 데뷔를 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알던 형님께서 시간이 모자라서 좀 도와줘라는 얘기를 듣고 알바로서 작곡을 하게 됐는데, 그게 우연치않게 좋은 타이틀에 얹히게 돼가지고 데뷔를 하게 되었고요. 이후에는 이렇게 파란만장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2006년에도 아 더이상 리듬게임 못하겠다, 못해먹겠다. 2008년에도 아 게임음악 수십개 했는데 빠삐놈밖에 모르는 것 같다. 2012년에는 아 다시는 ESTi라는 닉네임도 쓰지 않겠다, 2014년에는 SNS 그만 두겠다. 2017년까지도 가업인 꽃집을 잇겠습니다. 뭐 흔한 맥락이죠. 아 이거 어떻게하지? 제가 썼던 것들이 그대로 돌아오네요.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 가업인 꽃집을 잇겠습니다. 이거를 수습하고자 저의 절친이신 형태님께서 야 너 오늘 나랑 근무했잖아 라던지, 별의 별 일을 다 했었는데요. 뭐 반쯤은 농담으로 보이시는 분들도 있고 진담으로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양쪽 다 사실입니다. 왜 그런 이유를, 이런 말을 하게 됐는지는 조금 있다가 설명을 드리게 될 것 같고요. 

뭐 이렇게 볼 수도 있지도 않을까요? 노후대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발자의 끝이 치킨집이 아닌 꽃집인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죽거나 치킨집인데 치킨집보다는 조금 더 손님이 안오실 때 저희 어머님을 봤을 때 가끔 서예도 하시고 책도 보시는데 조금 시간이 있는 꽃집도 노후로써 괜찮지 않을까. 인정하지 않으십니까? 그런 패러다임을 제시를 해보고도 싶고요.

전 뭘까요? 작곡가, 개발자, 사기꾼 아 3번이 정말 대한민국에서 살기 제일 좋은 그런 직군으로 알고 있는데. 여러가지 선택은 여러분들의 자유인 것 같아요. 저는 뭐든지 해당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는 사실은 사실이에요. 취미로 음악을 한 지는 좀 됐어요.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건 어떻게 보면 핑계일 수도 있겠는데, 정말 예전의 제가 왕성했던, 여러분들이 저를 기억하고 계셨던 그런 곡들을 만들던 시절에 비해서는 정말 음악을 취미로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왜냐면 제가 어느덧 창업 3년차가 됐어요. 2015년 10월에 저의 회사를 만들어서 작년에 파란만장한 나날을 보내고 올해 2017년에 접어들었습니다. 에스티메이트라는 회사구요.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지만, 알고 계실거라 생각하는 ESTI ESTi라는 닉네임이 저고, 저 혼자 할만한 일들이 아닌 것 같다 생각해서 친구들, 지인들을 좀 같이 한번 해보고자 메이트는 (끊김)친구죠. 그래서 ESTi, 메이트를 붙여서 에스티메이트라는 회사를 창업을 했습니다. 이 회사는 작곡가인 제가 시작을 했지만 음악 만드는 회사로 국한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하고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회사인지는 조금 더 본격적이 되면 공개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일부는 오늘 조금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간단하게 설명 드리자면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IP, 지적 재산권이죠. 그것을 흥하게 만드는 데 뭐든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만드는 유한회사, ESTi메이트 대표이사 입니다. 

물론 꽃도 합니다. 이거 제 손이에요. 저의 진짜 꽃집입니다. 저의 절친인 앵벌이라고 불리는 왕관앵무는 저의 경비원인데 이렇게 꽃도 당연히 하고요. 절대 거짓말 아닙니다.

사장질 해보니까 전체 IP를 딱 총괄을 해보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해보니까, 어 역시 굉장히 많은 것을 신경써야 되네. 음악은 사실 생각해보니까 덜 중요한 거일 수도 있겠네 하고 작곡가인 제가 들 정도였어요. 여러가지를 해보다 보니까요. 그러나,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듣게 하는 일이 원래 내가 하던 일이라. 음악을 듣게 하는 일이라는 거는 뭔가에 집중해주는 사람의 시간을 붙잡아서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느낄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을 주는 거에요. 그걸 제가 그동안 잘 해왔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거 같고. 그런 것이 제가 하던 일이며 그리고 영원히 계속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 요거를 멋있게 풀어봤지만 시사상식사전에는 어그로꾼이라고도 하죠. 음악을 제발 좀 들어주세요. 이러한 시간을 갖고 인생의 여유를 가져보세요. 라고 하는 그런 것을 제가 깃발을 잡고 앞으로 이끄는 그런 역할을 쭉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뭐 취미든 일이든 사실 저에게는 별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냥 하던 대로 하던 음악 앞으로도 계속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고 돈도 부어서 만든 음악, 업무로 하는 음악이 세상에 나오기도 하고 정말 우연찮게 나온 곡들, 취미로 하는 곡들이 나왔는데 그것이 오히려 돈을 많이 쓰거나 주목작보다 훨씬 더 붐 업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죠. 뒤에도 써있지만 뜰 곡은 뜹니다. 지는 곡은 져요. 그래서 별 그냥 그런 구분 없이 지금 주어져 있는 기회와 시간을 활용해서 하던거 대로 즐거운 마음, 취미가 전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음악 할때는. 그걸로 계속 할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SNS에서 썼었던 그런 말과도. 분명히 써있죠. 음악 취미로 계속 할거라고.

그렇게 취미와 일들이 다 섞여서 그동안 참여해왔던 작품들을 저도 쭉 돌이켜봤어요. 그런데 기억이 안 나요. 너무 많아서. 뭐 이렇게 검색 해보니까 주요 작품이 써있는 것만 4~50개쯤 되는 것 같은데, 나중에 여러분들도 경험하실 수 있겠지만 수면위로 안 드러나는 프로젝트들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걸 다 종합해보면 한 100 타이틀 넘게 한 거 같습니다. 너무 많아요. 뭘 이렇게 많이 했지, 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가끔 리프레쉬되면 기억이 되죠. 작년에 지스타에 가보니까 12년 전에 했던 타이틀 디제이맥스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거 제가 곡을 썼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나다가 그 장소가서 리스펙트라는 타이틀로 리프레쉬 돼서 들어보게 됐는데 아 내가 이런걸 만들었었나 하나도 기억이 안 나네. 이정도로. 너무 많아요. 다들 이것만 기억하는 것 같아요 왠지. 그렇게 많이 했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얘기하면 아까도 싸인을 하시는데 이 말씀만 하시더라고요. 왜 다 이것만 기억하는 걸까. 어느덧 이것도 9년전 얘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강연장이, 이 행사가, 저를 발표할 수 있게 해준 회사가 넥슨이죠. 저의 그 수많은 참여작품 그 중에서도 제가 오늘 좀 핀포인트로 딱 찍어서 드리고 싶은 얘기의 타이틀은 테일즈위버, 그리고 마비노기듀얼 입니다. 왜냐면 오늘은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니까 이걸 준비했습니다.

우선 테일즈위버. 2001년 이네요. 15년, 16년 전 입니다. 테일즈위버. 이상한 옛날, 지금 저와 많이 달라졌나요? 이거 2002년도 사진이에요. 옆에 오른쪽 분은 남구민 작곡가님이세요. 저보다 4살 위이신데 아마 이게 2002년에 동경게임쇼 가는 비행기에서 서로 찍었던 사진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지금도 자주 얘기해요. 테일즈위버가 게임음악으로 많이 유명하고 넥슨게임 ost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그런 타이틀이라고 하는데, 구민씨. 사람들이 왜 이렇게 세컨드런 좋아하죠? 저도 모르겠어요. 서로 잘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좋아할까? 만들어놓고도 잘 모르겠어요. 뭐 그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여지도 없이 저희로서도 되게 어안이 벙벙하다고 할까, 뭐 그거는 남구민 작곡가님 블로그에도 비슷하게 써 있을 것 같은데 뭔가 그런데 요 시절에 해왔던 거를 좀 돌이켜보니까 
이거 되게 레어한 사진인데 이것도 15년전, 휴학생. 지금으로부터 대략 15년전 지금은 사라진 (구)소프트맥스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작업하는 컨셉을 잡은 사진인 것 같네요. 당시에 CRT모니터, 지금은 다 액정이 됐지만 두꺼운 브라운관을 가진 모니터 2개. 이거 2개도 굉장히 럭셔리한 상황인데 모니터 띄워놓고 타블렛에서 연주도 해서 이제 테일즈위버 곡을 만드는 광경의 사진입니다. 아 정말 파릇파릇한 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그 당시를 조금 회고를 해보면 무슨 좋은 멜로디를 만들었다거나 편곡을 쉽게 했다거나는 잘 모르겠고요. 다만 저와 남구민 작곡가님이 20대 여러분들이 모두 고민하고 감정 느꼈던 것들, 생각했던 것들 똑같이 저희도 겪어가면서 그러한 기억들과 체험들이 묻어났던 시기를 테일즈위버라는 게임의 음악을 통해서 다 기록했던 것 아닌가. 휴학생이, 당시에 대학생이죠. 학교걱정, 군대는 어떻게 하나, 저는 운 좋게도 열심히 해서 대학 특례로 잘 합격을 해가지고 보내면서 보내면서 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만은 그런 걱정은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박봉, 그때 월급이 100만원이 안됐죠. 그런데 그 안되는 돈 받으면서도 다 장비사고 그런데 썼죠. 야근과 철야, 기본적인 거였고. CRT 모니터의 더움과, 켜니까, 컴퓨터 좀 회사에서 좋은 것 좀 사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 너무 느릴까, 뭐 이런 것들. 세상은 왜 이렇게 내 뜻대로 안풀릴까, 집안은 왜 내가 음악하는 거 이해 못 해주나. 그런 모든 걱정과 생각 번뇌들이 함께했던 시절에 음악을 정말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무언가에 도망치고 싶듯이. 공교롭게도 그런 기록들이 테일즈위버라는 게임에 다 남게 되었는데요, 그것들이 오래오래 남아서 여러분들이 그 음악을 듣고 무언가를 느꼈다면, 좋은 멜로디 그런 것이 좋은 멜로디가 됐거나 좋은 편곡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에 대한 공감을 해서 뭔가 와닿은것이 아닌가 저희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어떤 멋진 멜로디를 발견했다 보다는 그 시절, 20대의 뭔가 하고 싶었던 그 시절의 뭔가를 남겼다는 거가 바로 테일즈위버 음악의 좋았던 점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남겨놓고 나니까 15년 후에, 이건 바로 저번주에 찍은 사진인데, 일본에 출장가서 나카노를 가니까 우연히도 중고 씨디샵에 딱 있었는데 왼쪽에는 일본어로 아이돌마스터라고 되어있는데 최신작이죠. 정가운데에 테일즈위버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10년도 넘은 씨디인데 6,500엔. 프리미엄이 붙었네요. 한 세배쯤 붙었네요. 밑에 보면은 일본어로 끼즈(상처) 없음, 씨디 아래 기스 났음. 이런 거 되게 상태도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요런 가치로 가지고 저도 아직도 살아 남아있는 것을 보고 참 신기하다. 이거 좋아하는 사람이 일본에도 이렇게 많구나. 이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어쨌든 살아남은 게임에 살아있는 음악이 있을 수 있게 살려야 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을요. 왜냐면 테일즈위버 음악이 알려지고 하게 된 계기는 지금까지 넥슨 그리고 테일즈위버를 사랑해주시는 유저분들이 이 게임을 좋아해서 이 게임을 아직도 지금 라이브로 서비스되고 있죠. 살아있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 이게 음악이 좋구나, 남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들려줘 봐야겠다. 그냥 mp3로 들으면 느낌이 와닿지 않으니까 직접 게임의 필드에 와가지고 한번 더 세컨드런 들어봐, 파리안 들어봐. 그런 거가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음악이 좋다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되는 게 아닌가. 오른쪽은 요즘 좀 상황이 어려우신 분이 잠깐 나와있지만 게임을 우선은 일단은 살려야 한다. 게임우선이죠. 그렇기 때문에 게임 음악이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어쨌든 오랫동안 살아 남아야만 수록된 음악이 좋은 것을 알 수 있는 대격벽의 시대죠. 혹시 작년, 제작년에 멜론차트 1위 뭐뭐 했는지 기억 하세요? 잘 기억 못하실거에요. 저도 못하거든요. 하지만 테일즈위버 음악은 여전히 화제가 되고 화자가 되고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음악이 물론 좋은 것도 있겠지만 게임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에요. 게임이 살아있기 때문에 10여년 넘게 서비스를 유지시켜주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넥슨 그리고 테일즈위버 유저분들, 개발해주신 분들, 사랑해주신 분들, 이렇게 저의 음악을, 그리고 저와 남구민님, 그리고 현재 넥슨에 계시는 박지윤 작곡가님의 음악을 지금껏 듣게 해줄 수 있던 모든 거에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분들 그리고 여러분들, 넥슨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음악이 좋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얼마전에는 네코드라는 넥슨 내부에 있는 사운드팀 레이블에서 아이튠즈를 통해서 전세계에 이 음악이 참 좋으니 한번 들어보세요 하는 계기도 만들어주셨어요. 굉장히 감사한 일이죠. 오른쪽에 보이는 마비노기 듀얼까지도 얘기가 넘어가게 됩니다.

마비노기 듀얼. 2014년부터 비교적 다시 최신으로 점프를 하는데, 두목 고양이님, 김동건 본부장님께서는 굉장히 좋은 분이시지만, 역시 데브캣. 명불허전. 퀄리티 정말 깐깐합니다. 역대급 제가 해본 것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그런 음악 작업 중 하나였습니다. 

이미 클라이언트의, 클라이언트라고 불리는 게임의, 마비노기 듀얼의 프로토타입에는 어느 정도 완성된 음악들이 이미 들어가 있었어요. 사전에 다 지정되어 있었고, 굉장히 다양하고 럭셔리한 음악들이 세트되어 있었습니다. 디렉터님께서 이제 상점 음악은 이런 드럼 앤 베이스란 장르로 해주세요. 하지만 저는 거기에 전혀 그런 생소한 장르일 수도 있는데, 저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물론이죠, 알겠습니다. 오 원래 자주 하던 건데 개이득이네~ 하면서, 예전에 DJ MAX때 했었던 그런 장르 음악을 생각하면서 아주 편하게 작업을 해서 제출을 딱 했더니,

네… 고오급진 레퍼런스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갑님께서 분위기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좀 비트가 강한 쪽보다 빠른 쪽으로 가능할까요? 지금 느낌이 어쩌고 저쩌고… shop에서는 상점에서는 카드를 뜯으면서 하나씩 뜯으면서 두근거리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 더 조급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으니까 레퍼런스 곡도 이미 들어가있는 곡도 예제로 주셨던 곡도 비트가 굉장히 빨랐다고 하니까 수정이 가능할까요? 을이라고 제가 장난을 쳐놨는데, 을은 네 라고 할 수 밖에 없었죠. 이런 음악이 원래 프로토타입에 이런 분위기로 해주세요. 라는 것으로 제시된 음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열심히 만들었는데 이런 피드백을 받고, 감독의 머릿속에는 이미 이미지가 그려진 경우죠. 리테이크 리테이크 그리고 또 리테이크. 당연한 거가 되고요. 저의 경쟁 상대는 다른 업체가 아니라 아까 들었던 그런 음악을 만드시는 해외 아티스트, 장르를 불문하고. 그런 분들이 경쟁 상대가 됩니다. 그리고 감독님이 대체 어떤 걸 원하실까. 뭘 원하실지, 좋아할지 파악이 필요했고요. 어설픈 흉내내기를 할 바에는 아 저는 직구로 승부해야겠다. 요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레퍼런스 대로가 아니라 원래 내가 잘 하던 음악 그대로 하는 쪽이 더 유리한 것 같다 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 이거 되게 중요한 건데 표절하지 말자 라고 마음을 먹고 최대한 표절해보세요. 이거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면 잘 안 돼요. 대놓고 이걸 베껴봐야겠다. 라고 하면, 만약에 양심이 있는 작곡가라고 하면 아 이래선 안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 이걸 되게 많이 하는데 하지 말자, 하고 표절을 하면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아주 올바른 길, 독창적인 길로 인도를 해줍니다. 물론 그 과정은 굉장한 고통이에요. 자신과의 싸움이죠. 아 이거 하면 정말 표절로 인생 망하는데, 다른 걸로 바꿔봐야겠다. 이렇게 하게 되면 독창적인 음악이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그런 곡을 만들어서 처음에 아까 방금 들었던 레퍼런스 같은 곡이랑 비슷한 뭔가를 만들었는데, 아까 그런 고민들 아, 이 곡과 너무 비슷하게 하면 뭔가 베꼈단 얘기를 들을 것 같으니까 좀 더 독창적인 시도를 해봐야겠다. 라고 해서 만들어서 처음 드렸더니 반응이 아 이거는 아닌 것 같아 라고 왔던 곡이 뭐였냐면, 지금 데스티니 차일드에 쓰이고 있습니다. 똑같은 맥락이에요. 다만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유저들이 카드 덱을 뜯으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이 부족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비트만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다시 저는 이거를 고친다기 보다는 어떤 걸 원하시는지 아까부터 써있었죠. 그런 좋아하는 걸 조금 더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이런걸 원하시나? 하고 만든 게. 카드 덱을 하나씩 뜯으면서 두근 거리는 곳은 똑같습니다. 다만 약간의 차이가 조금 있죠. 중요한 건 그 음악이 있어야할 곳을 잘 찾아가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까인 곡이 나빠서 까인 게 아닙니다. 있어야할 곳을 잘 찾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양쪽 다 제가 만들었고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보낸 곳은 다르지만 양쪽에 어울리게 잘 찾아갔다고 저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것을 위해서는 수정 또 수정. 아까 같은 일, 누구나 예외는 없습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저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지금보다 더 유명해지고 대단한 사람이 되더라도 똑같을 거 같아요. 저는 그 경험을 2005년, 2006년에 아이온 음악을 제가 감독을 하면서 저보다 20살 위의 대선배격이신 양방언 선생님께, 선생님 이 음악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고쳐주세요. 고대로 인과응보로 저에게 돌아와요. 프로의 세계에서는 안 맞으면 당연한 수정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화가 나죠, 짜증이 나죠. 하지만 저는 그걸 받아들이면 좋은 일들이 있다는 것을 많은 걸 경험해보고 거듭해왔다보니까 좀 기분이 나쁘더라도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아까 같은 것이 아니라 어릴 때 좋아하던 것들을, 한 10년 하다 보니까 이건 불가능할 거 같은데 라고 했던 것들, 한국이니까, 결국은 하게 되더라고요. 저게 요새 유행하는 혼모노 혼이라는 한자인가 일본어인가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뭘 했느냐면 아까 같은 것도 하게 되고 이런 하기 싫은 일들, 생소한 일들 하게 되면 아주 어릴 때 좋아하고 익숙했던 것들도 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 보신 것들, 이런 일들이 20대 초반, 10대 때 원래 이런 걸 되게 하고 싶었거든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음악들, 그런데 저는 이런 게 한국에서 안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게임 업계로 오게 된 게 있는데, 하다 보니까 이게 또 돼요. 아까 같은 이상한 혹은 힘든 수정과 수정, 그런 프로젝트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고 넘고 넘고 넘고 쭉 가다 보니까 원래 어릴 때 좋아하던 것들도 하게 될 기회가 오더라고요. 그런 미디어 경계를 넘어서는 시대가 왔습니다. 방금 본 것들 사실은 전부다 제 입장에서는 게임 음악으로 만든 것들이에요. 그게 애니메이션 화면에 올라가 있지만. 그리고 애니메이션 음악 전용으로 만들어도 결국은 다시 게임 음악이 되기도 해요. 저는 옛날에는 정말 이런 게 좀 어렵지 않을까? 이런 건 일본에서만 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에서도 되고, 한국과 일본이 콜라보해서도 되고, 그런 일들이 많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게 다른 PT처럼 다른 애니메이션을 삽입하는 게 아니라 바로 다 제 것들이에요. 제 얘기가 된 거에요. 예전 같았으면 저런 거 언제 해보나 되게 먼 얘기였을지도 모르겠는데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아까 잠깐 첫번째 곡으로 나왔던 아이돌마스터의 노래가 그렇게 나왔는데 나중에 게임이 됐어요. 리듬액션게임이죠. 데레스테라고 약자로 말하는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라는 게임 때문에 이 게임이 일본에서 모바일 게임 순위도 매출도 1등도 찍고 엄청난 인기죠. 그런데 그거 덕분에 저도 이 앨범을 내가지고 일본의 오리콘 차트, 1위는 AKB48같은 넘사벽의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2위까지도 오르기도 했는데, 이것도 다 데레스테가 있어서 혹은 아이돌마스터라는 게임 프랜차이즈가 있어서 그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같아서는 애니음악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그런 차트 같은 건 힘들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이게 다 경계가 없어졌어요. 미디어의 경계가 왔다 갔다 해요. 그거를 누구보다 조금 더 빨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거는 제가 일찍 시작하고 20대때 뭔가 안 멈추고 쭉 해오면서 이거 안 될 거 같지만 그래도 언젠가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해가면서 견뎌오니까 된 게 아닌가.

바로 꾸준한 일관성, 그리고 근성으로 버티면서 계속 했습니다. 제 음악 들어보면 다 거기서 거기. 비슷한 것 같다 라는 얘기 저도 잘 알아요. 근데 저는 그게 좋습니다. 한결과도 같이 그게 좋기 떄문에 하는 거고요. 그걸 10년 쭉 하다보니까 정말 좋아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찾아갈 곳으로 찾아가게 돼요. 아까 데스티니 차일드와 마비노기 듀얼의 상점 음악처럼, 그런 음악이 있어야 될 곳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게 저로서는 애니메이션이었던 것 같아요. 뒤에 한결과 같다 대신에 오덕과 십덕이라고 쓸까 했는데 너무할 것 같아서, 한결같다 라고 썼습니다.

그런 시대에 담당하게 된, 요새 하고 있는 타이틀입니다. 데스티니 차일드. 키무라 횬타이라는 별칭을 갖게 되신 김형태 대표님과 벌써 20년 넘게 지내고 있고요. 지금 사진에 보이는 거는 제가 중학생 때 그리고 형태형이 고등학교 때 그림 그리고 저는 CD를 구웠어요. 동호회에서 만든 백업 CD. 지금으로 생각하면 불법인데, 왜냐하면 남의 MP3같은 것도 막 넣었으니까. 제가 미개봉으로 하나 갖고 있더라고요. 저런걸 만든 시절부터 취미생활을 공유해오면서 같이 뭔가 해보자 라고 꿈꿔왔던 시절부터 20년이 벌써 지났습니다. 이제서야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뭔가 같이 제대로 우리걸 같이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데챠아아아앗! BGM 여기서 뭘하냐면 제가 BGM 플라스틱 시티라든지 다 작곡같은거 하고, 사운드 효과음 및 웨이브 파일 만들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개발 툴 통해서 게임에 집어넣는 것도 다 하고, 데스티니 차일드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풀보이스죠. 매주 엄청나게 많은 녹음도 제가 다 해요. 업데이트 그거 하고 나면 그거를 알려야 되는데 그런 프로모션 영상도 제가 다해요. 그리고 그걸 통해서 화집 만들고, 봉투 만들고, 그리고 앞으로 더 전개되겠지만 가끔 굿즈도 만들고요, 그리고 곧 소식 있겠지만 일본 콜라보 작가들, 제가 일본어 전공이다 보니까 담당하게 됐는데 유명 작가들 섭외, 무라타네 앤디씨, 토니씨 뭐 이런 분들. 제가 다 연락해서, 그것도 하고. 일본어 검수도 제가 하는데 얼마전에 논란이 있었던 데스티니 차일드가 야스쿠니 차일드라는 오명을 쓰게 된, 왜 게임 안에 일본어 파일이 있냐는, 사실 제가 잘못한 겁니다. 맨 처음에는 onsen 아니야? 제가 전공이 그거다보니까 편하게 썼던 것 같은데 이게 언팩해서 나올지는 제가 예상을 못했습니다. 이거는 형태님이 그렇게 일본을 좋아하셔서 그런 게 아니라 제 손버릇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기 때문에, 형태님 너무 욕하지 말아주시고요. 그런 거 되게 많아요. 제가 그래도 조금 더 혼모노라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결정적으로 그리고 데스티니 차일드는 비욘세는 안 나오지만, 데스티니 차일드라는 그룹이 있지만, 이 게임 이름은 제가 지었습니다. 어떻게보면 20년만에 함께 하다 보니까 여러군데에서 함께 출발한 점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저는 형태님보다 모바일 게임을 좀 더 일찍 개발했기 때문에 이게 초반에 초반몰이보다는 뒤로 쭉 연재라는 뒷심이 중요하다는 시장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후작업에 전문인 제가 그런 쪽을 좀 도와줘야겠다 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고요. 오른쪽에는 제가 굉장히 사랑하는 노루가 있습니다. 데차 최애캐.

이거 작업하는 게 되게 분기 애니처럼 매주 방송 되는 TV 애니메이션 작업같아요. 특히 성우 녹음하고 편집 연출 효과음 브금 다 붙이고 영상까지 하니까, 매주 그걸 하다 보니까 야 우리 애니 만드는 거 아니냐? 그런데 이것도 형태님과 제가 20년전에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이런 거 같이 보면서 야 우린 언제 저런 거 해볼까 라는 거. 결국은 이렇게 세월 지나니까 비슷한 거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요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오른쪽에 보시는 애니메이션 추천작 보시면 대충 아 저 업계가 저렇게 돌아가는구나. 비슷하게 게임업계도 가는 것 같습니다.

요거는 바로 어제 이 시간에 일부러 녹화한 거에요. 제가 박신희 성우님, 트레이서로 유명하시지만 저희 데스티니 차일드에서는 리자의 성우를 하고 계시죠. 녹음을 열심히 제가 디렉팅 하면서 이거는 이렇게 읽어 주세요. 여기는 화내주세요. 이렇게 해주세요. 를 직접 대본을 가끔 제가 수정도 해가면서. 조그마한 저의, 시프트업이랑 같이 쓰고있는 스튜디오인데요, 제가 저렇게 밖에 나와서 녹음을 하기도 하고요, 안에 들어가서 편곡 작업을 하기도 하고 그런 일들은 사실 계속되고 있습니다.

음악할 시간은 좀 없고 이런 것들이 되게 많이 있는데, 라이브란 다 그런 거 같아요. 저희 이거 2주마다 이 짓을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날 멍 때리다 대본 나오면 다음 날 캐스팅하고, 대본 나온 거 대로 사운드 작업 하다가, 작곡같은건 시간 없으니까 하루만에. 혹시 구리면 목요일날 하루 더 써보고. 성우 녹음 할 거 많으면 목요일부터 하고. 하루에 최대 5명 할 수 있더라고요 체력적으로. 5분이 오셔 가지고 한 5시간, 1시간 하고 30분 쉬고 이런식으로 해서 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뻗어요 토요일은. 하루 쉽니다. 그리고 녹음했던 것들을 하나씩 편집하는 것이 일요일이 되고, 그거를 월요일에 출근하면 개발툴로 연출 작업을 하고요, 삽입을 하죠. 그리고 화요일날 수요일날이 패치 이거를 즐기는 시간이기 때문에 전날 보통 다 끝내야하기 떄문에 거의 월요일 저녁에 마무리를 지어야 하고요. 검수하고 화요일은 리소스를 프리즈, 붙인다고 하죠. 그래서 새벽에 업데이트를 합니다. 그리고 그거에 대한 반응을 공카, 물론 데갤을 보면서 아 애들이 이거는 되게 노잼이라고 생각을 하는구나. 현자타임을 갖기도 하고, 다음은 이런 성우를 써볼까? 라는 기획 회의도 하고, 시나리오 담당하시는 기획팀분과 시나리오 라이팅에 전달을 해서 대본 구상하는 거를 2주 사이클로 열흘에 애니 하나 만드는 느낌이에요. 이거 하다 보니까 너무 혼자, 혹은 한두명, 두세명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계속 돌고있다 보니까 이거 도와달라고 외주업체에 연락할 시간 없어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하지만 저희 회사는 주 5일 근무입니다. 여긴 제가 존경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의 어르신인데 이분의 다큐먼트가 되게 재밌거든요. 저 다큐먼트 하면서 한번도 손을 멈춘 적이 없어요, 계속 뭔가를 그리세요. 저 나이 지금 일흔? 여든 되어가시는데, 저 와중에도 일요일에도 일을 하고 싶은데 이제 늙어서 못하겠네. 라는 말씀을 하세요. 그럼 토요일은 일을 한다는 소린가? 이런 일들이 이런 크리에이터가 만든 것을 보고 자라서 저에게도 영향을 준 거 같아요. 그래도 쉴 땐 쉬어야죠. 그런데 저는 뭔가 애착이 있어서 제가 나와서 뭔가를 붙잡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외주를 많이 해봤는데요. 100타이틀 넘게 해봤는데 외주가 절대적인 한계가 있어요. 계약하고 뭐하고 연락하고 시행착오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하우스 개발만이 가능한 사운드가 있고요, 그리고 그렇게만 만들어진 가치가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기여가 저는 무엇인질 잘 알아요. 회사에서 쓸 데 없이 정치질이나 하거나 커피나 마시러 다니는 분들은 저는 별로 관심 없고요, 하라는 작업도 안하고. 그런데 이거를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업체가 조금 더 뭔가 단순히 리소스를 보내고 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아무래도 유저 여러분들이 만족할만한 재미를 줄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어요. 이 사이클을 돌려가보면서.

그래서 저의 여기까지의 결론은 뭐냐면, 여기 계신 분들 중에 혹시 20대이신 분들 손 들어봐주실 수 있으세요? 대부분이시네요. 네, 20대분중에 지금 게임 회사 업계에 다니고 다니시는 분 손 들어봐주실 수 있으세요? 조금 계시네요. 나머지는 대부분 저와 비슷한 일 하고 싶어하거나 이쪽 업계에 지망하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을 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은요, 어디라도 좋으니까 살아남고 싶으면 개발자로서의 경험이 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안입니다. 취업해봅시다. 밑에 쟁쟁한 회사들 많이 있죠, 3N,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도 돈 많이 버니까 껴놨는데, 이 회사들 다 사내에 사운드 팀 또는 오디오 팀 다 있습니다. 수시로 채용도 합니다. 굉장히 회사 전체적인 복지도 잘 되어있고요, 저는 저 중에서 엔씨소프트만 다녀서 다른 회사들 경험은 없는데 비슷할 거에요. 만약에 저와 비슷한 일 하고 싶으시면, 그리고 15년 넘게 해보고 싶으시면 업체나 작은 회사보단 가능한 큰 회사에서 큰 그림을 그려보세요. 거기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거기서 나 혼자만 만드는 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힘들구나, 서버 프로그래머는 맨날 대낮에 안보이는데 왜 새벽에만 보일까, 다른 개발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 돼요. 오른쪽은 제가 존경하는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십니다만은, 닌텐도의 전 사장님이신 이와타 사토루 님이신데, 유명한 명언이죠. 내 명함에는 나는 사장이고, 내 머릿속에는 게임 개발자인데, 하지만 내 가슴은 게이머다. 이와타 사토루가 썼는데 저도 이걸 인용해서 똑 같은 말 하고 싶어요. 내 머리에는 게임 음악 작곡가인데, 그 전에 나는 게이머입니다. 혹은 게이머를 다른 말로 바꿔도 될 거 같아요. 오타쿠도 이걸로 돼요. 그냥 이거를 즐기는, 이 미디어와 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사람이에요. 마음이. 그렇기 때문에 저를 게임 음악 작곡가로서 있게 해줬고요, 이 마인드는 제가 게임 개발 회사에 들어갔었기 때문에만 얻을 수 있었던 그런 마인드 인 것 같아요. 세상에 나 혼자만 만드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개발자라는 자세는 그분들로부터 배웠고, 그게 오히려 반대로 저를 내가 좋아하는 거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는 아티스트로 있게 해줬어요. 왜냐면 저와 똑같은걸 좋아하고 만드는 사람들을 보니까 그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고요, 그걸 익히고 눈썰미도 알게 되고 하다 보니까 저를 좀 더 편하게 해줘요. 그래서 저는 무조건 여러분 나이때는 큰 조직에서 같은 크리에이터를 만날 수 있는 곳에서 뭔가를 해보는 걸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 에스티메이트도 언젠가는 큰 회사 될 거에요. 뭐 당장 커지진 못하겠죠. 저는 뭐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IP요, 주식 상장, 액시트라는 말도 있던데, 잘 모르겠고 관심 없고요, 저는 저의 롤모델, 창업하게 된 계기가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매일을 만들고 싶었던 반다이 남코였습니다. 정확히는 남코에요. 남코의 사운드 스탭 분들과 친해지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1955년, 60년 전에 저 회사는 백화점 옥상에다가 목마 두개, 회전 목마도 아니에요. 그걸 설치한 것으로 시작한 현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구 남코가 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입니다. 그런 회사가 되기 위해서 저도 열심히 할 거고요. 그 때 여러분들, 20대의 여러분들이 이 회사도 60년 됐는데,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저랑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때 함께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로 성장을 하길 바라고요, 그 성장을 하실 때 꼭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큰 조직 생활, 개발자가 어떤 사람인가를 그리고 이 재미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느껴보시고 그랬으면 합니다.

그런데 회사 전 잘 모르겠고요, 이런 분들 있을 거에요. 말이 회사 취업이 쉽지 요새 젊은 분들 많은 취업 도전 해보지만 잘 성사가 안되는 그런 시대죠. 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미래도 암담하고 그냥 좋아하는 것만 집에서 만들면 안될까요? 곡도 안나오는데. 고뇌하는 저의 모습입니다. 잘 모르겠어요 회사일도 모르겠고 곡이 안나와.

이렇게 앞 날이 캄캄하신 분 많이 있어요. 뭐 당연히 회사야 가고 싶겠죠. 하지만 맘대로 풀리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요, 저는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를 지금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해요. 2016년 작년 대한민국 신조어 20대 영향력 1위라고 어디서 비공식 자료를 봤습니다. 탈조선. 이거 되게 안좋은 단어일 수도 있는데, 비하하는 말인데, 이보다 직관적인 단어가 없어서 제가 한번 써봤습니다.

답이 안 보이면 밖에 나가서 새로운 걸 느껴보세요. 당장 나가보세요. 올해도 뭐 벌써 2017년 4월 29일 이번 주말부터 5월 9일까지, 아 투표는 꼭 하시고, 한 10일 정도 휴일 많이 껴있어요. 징검다리 걸쳐 있지만, 그리고 올 가을에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도 추석연휴 앞뒤로 해서 국군의 날 해서 10일이 있는데 이 기회를 날리지 마시고 앞이 암담하신 분들은 밖으로 나가보세요. 돈이 없으시면 알바를 해서, 혹은 친구에게 돈을 꾸거나 부모님께 부탁을 해서라도 새로운 인사이트를 가지러 무조건 나가보세요.

저부터 당장 나갑니다. 내일. 당장 내일부터 저 출국해요. 뭐 이거 준비하느라 너무 정신 없었는데, 그래도 전 나갑니다.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이 앞에 무엇이 있을지 나도 몰라요. 근데 뭔가 해보면 찾아내겠지? 그리고 그렇게 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왼쪽은 아마 저를 검색해보시면 요새 나올 것 같은데 옛날에 만든 음악 같은 거를 조금 수록했고, 저의 음악을 듣고 자란 후배들, 동생 뮤지션들과 함께 조그만 취미 앨범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저거 CINQ라고 되어있는데 프랑스어로 쌍크로 읽고요 다섯이란 뜻인데 다섯명이 모였기 때문에 이런 앨범을 한번 만들어서 이번주 일요일에 당장 팔아봅니다. 이런 행사 MC를 가보는데 저는 처음 가보는 거고요, 저도 잘 몰라요. 처음 가봐요. 얼마나 팔릴지도 모르곘어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려나? 그런데 일단 해보려고요. 뭔가 해보면 뭔가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해보는 거에요. 안해봤던거 해봐야겠다. 그래서 당장 내일 출국합니다. 탈조선.

저는 그렇게 살아왔어요. 2002년부터 쭈욱, 테일즈위버 망한 줄 알고 코미케 나가서 동인 음악 했더니 2년 후에 디제이맥스 막 할 때 걔네들이 같이 뭘 하게 되어서 더 디제이맥스가 크게 흥할 수 있었고요, 그렇게 지나고 이제 엔씨에 운 좋게 들어가서 아이온 하다가 왔는데 아이온이나 전 지금도 리니지 레볼루션 안하는데 그런 류의 게임들, MMORPG 난 재미있는 거 잘 모르겠다, 노답인 거 같다 해서 시부야가서 취미로 게임 음악 하시는 남코 분들이랑 일렉트로닉 DJ같은거 했더니 친해져가지고 음악도 그 인맥으로 친해지고, 다음에 철권하고 아이돌 마스터 곡까지도 만들 수 있는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도 취미의 연장선상이었던 거 같아요. 그냥 취미 DJ하다가 아이돌마스터까지 하게 된거에요. 이거 좋아요, 저 시켜주세요. 오 너 잘할 거 같은데~ 해서 하게 됐고, 그 아이마스가 그때는 그렇게 유명한 타이틀이 아니었는데 나중에 흥했어요. 하다보니까 그때는 아이돌마스터보다 이런 AAA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니까 2011년되서는 모바일게임으로 확 판도가 바뀌었는데 짜치는 소위 말하는 게임들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도 포함될 수 있는데 전 그런 것들 되게 좋아했어요. 금방 적응했어요. 대단한 게임이 꼭 대단한 뭔가를 보여줘야하나? 그런 것도 생각 안하게 되었고요. 아이마스 해보니까 데스티니 차일드 성우 녹음 정도는 쉬운 일이 되었어요. 아이마스는 365일 녹음만 하니까. 데차정도야 뭐. 데차는 38명 성우 썼는데, 아직 100명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마스가 훨씬 크거든요. 다 좋은 경험이 됐죠. 이렇게 막힐 때마다 뚫리는 방법을 알게 되니까, 하다보니까 다 될 거 같다. 그래서 용기 생겨서 더 큰일을 여럿이서 해야겠다. 해서 창업도 했습니다.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힙합 뮤지션 투팍의 THUG LIFE 붙여봤습니다. 

일본으로 나가는게 답이라는 건 아니에요. 어디든 좋습니다. 나가십시요. 익숙한 곳, 내가 관심 있는 곳, 좋아하는 곳이면 오케이입니다. 일본은 제가 익숙해서 그런 거뿐이에요. 어릴 때부터 일본 만화 많이 보고 일본 게임 했었기 때문에 가는 거 뿐이고요. 만약에 제가 1990년대 생이라면 중국어 익혀서 중국으로 신나게 놀러갈 거 같아요. 거기도 장난 아니래요. 이런 서브컬쳐나 게임, 만화 좋아하는 분이 12억의 인구 중 2억명이래요. 친구도 많이 생길 수 있을 거 같아요. 전 거기 무조건 갔을 거 같아요. 다만 현재 저는 일본어만큼 중국어를 못해서 조금 애로사항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요새 좀 만나고 있어요.

이렇게 활동적인, 액티브한 인생을 즐겨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희 회사 직원 한명을 소개해볼게요. 공모전에서 알게 된 사람인데, 제 곡인, 예전에 디제이맥스 Ladymade Star라는 곡을 어레인지해서 디제이맥스라는 게임의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했을 거에요. 그래서 아 이런 친구가 있네 하고 알게 되었는데, 그 이름을 기억했기 때문에 제가 나중에도 기억을 해서 같이 일하는 계기가 됐던 거 같아요. 저희 회사 에스티메이트에서 메인 컴포저의 최신엽이란 이름을 가진 seibin 님인데요, 이렇게 안 생겼고 남자고요, 이 사진을 꼭 붙여달라고 하더라고요. 이분도 저랑 비슷하게 집에서 혼자 만화 좋아하고 음악 하고 그런 분인데 그래도 조금 더 활동적으로 뭔가를 보여줬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알 수 있었겠죠, 만약에 이런 거 안했으면 저는 이사람 몰랐고, 이사람이 지금처럼 데스티니 차일드의 굉장히 좋은 곡인 레이드, 라그나 브레이크라는 곡이라거나 그런 곡을 만드는 기회도 없었을 것 같아요. 뭔가 이런걸 했기 때문에 저랑 만나서 기회가 이어진게 아닐까 싶네요.

내가 무얼 좋아해서 이걸 하는지를 자기 만족이라고 하더라도 혼자 하지 말고 같이 해보세요. 저도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인생 30년간 해봤는데 인간의 삶은 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어요. 뭔가 알려야 해요. 내가 이걸 이렇게 좋아합니다. 알려보세요. 부끄럽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익숙해지면 괜찮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알리고 열심히 활동을 할 때 웃음을 잊지 말고, 전 언제나 재미있고 힘들어도 웃으면서 하려고 하는 그런 마인드인데요, 활동적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심플하게 얘기하면 제가 저작권 때문에 못 넣었는데 JUST DO IT, 나이키 상표에요. 그냥 일단 하세요. 그리고 답 안 보이면 나가세요. 그리고 나갈 때 약간 외롭고 홀로 하지 마시고 가급적이면 같이 나가세요. 그러면 분명히 뭔가 생겨요. 그리고 그 뭐가 생긴 거가 지금은 그 당시에는 잘 모르겠어도 복선을 만들어서 3년 5년 7년 10년 15년 저처럼 뭔가 쭉 잇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될 겁니다. 혼자 하지 마시고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기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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